‘배움의 한, 이제  안녕’  어르신들의  눈부신  졸업식

(파주 한마음교육관, 어르신들에게 정규 중학교 졸업장을 드립니다!)


  파주 금촌에 있는 비영리단체인 한마음교육관은  파주교육지원청의 초,중등 교육과정 학력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곳이다.

‘배움만이 희망이다’라는 교훈으로 성인문해교육에 앞장서 온 비영리단체인 한마음교육관의 한마음중학교는 의정부 노성야간학교에 이어 경기북부에서 두 번째로 성인 중학학력인정 기관으로 지정(전국에서 22번째)되었다. 지난 2017년에 제1회 입학생 24명을 맞이했고 3년간의 중학교 과정을 마친 뒤, 검정고시 합격으로 중퇴한 4명을 제외한 20명이 제1회 졸업생으로 영광스러운 졸업장을 받은 바 있다.​

제1회 졸업식(2020.2.7.)


‘성인문해교육’은 고령의 학습자들이 비문해자로 겪어야 하는 삶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학습을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글 교육을 지원하는 평생교육이다. 현재 파주시에서 초등학력인증은 파주시 평생학습관, 문산종합사회복지관, 한마음교육관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중등학력인증 기관은 한마음교육관이 유일하다.​ 이곳에서는 어르신 문해 교육 외에도 다문화가족 멘토 사업, 졸업을 못한 청소년을 위한 검정고시반까지 있어 100여 명의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이러한 문해 사업을 위해서 파주시는 관련 기관에 연간 8천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봉사자들의 다문화 가정 멘토링에 참여 모습

한마음중학교는 초등학력을 취득한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과학, 사회, 영어, 도덕 등 6개 과목을 주당 15시간씩 480시간 수업을 진행한다. 중학교 학력인정과정은 3년이며, 중학 3단계까지 학습하면 교육청으로부터 중학학력인정을 받는다.​

2023년에도 졸업생 중 4명이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최고령 합격자는 파주한마음교육관 중등학력 졸업생인 이경숙 씨로 74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학업에 정진해 고졸 검정고시 합격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2023년도 졸업식

이 같은 결과로 졸업자 중 6명이 현재 서영대학교 사회복지과 등 대학교에 입학해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서영대학교에 입학한 파주한마음교육관 1회 입학생(2020년 졸업) 양점희씨는 “파주시 문해교육 사업 덕분에 한글을 몰라서 겪었던 어려움을 모두 극복했으며, 꿈도 꾸지 못했던 대학교에 입학해 공부하는 삶이 정말 자랑스럽다”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린다. 

첫 회 졸업생을 배출하던 해에 한마음중학교의 문순희 (관장 겸 교장) 은  체계적인 문해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10년 현재의 한마음교육관을  개관 했다.  “보석 같은 졸업생 여러분,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오늘 졸업생 중 8명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데 나머지 분들도 어느 분야에서든지 배움의 끈을 놓지 말고 삶을 . 아름답게 가꾸기 바란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가까운 고양시에 있는 고등학력인증기관인 송암고등학교나 고양실업고로 진학한다.


문순희( 관장 겸  교장)

고양실고 업무 협약식



한마음교육관의 학생들은 정규 수업 외에도 의미 있는 과외 활동도 한다. 2023년에는 실외 학습 체험으로 광명동굴 답사도 했고, 10월에는 파주시민회관 소공연장에서 성인 학습자 110명이 참가하여 개최된 ‘도전! 문해골든벨’ 행사에도 참석하여 실력을 뽐냈다

2023 파주시 주최의 <도전! 문해골든벨>  기념 행사


2024년 졸업식은 오는 2월 7일에 열린다. 초등 과정 19명, 중등 과정 22명이 영광의 졸업장을 받게 된다. 배움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버리는 환한 미소들이 넘쳐나는 특별한 날이다. ‘딸로 태어나서’, ‘가난한 가정형편 때문에’ 등등 제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파주한마음교육관에 함께한 이들은 2018년 졸업 문집 <나는 학생입니다>를 발간하기도 했다. 배움에 대한 절절한 갈망들이 진솔하게 담겨 있고, 꿈을 이뤄나가는 보람과 되찾은 자부심들이 감동적으로 맺혀 있다. 사연 많은 만학도들이 걷어붙이고 달려들어 거둔 결실이기에 더욱 의미 있게 빛난다.

졸업 문집 <나는 학생입니다>


졸업장을 거머쥔 날 ‘길가의 영어 간판을 읽었을 때 눈물 나게 기뻤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나 같은 사람이 적지 않음에 놀랐다’라고 한 어르신과 같은 경우는 드물지 않다. 모두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향학열을 지속할 수 없었던 굴곡진 삶을 뚫고 지내왔다. 그런 이들에게 이 학교의 교훈 ‘배움만이 희망이다’라는 새로운 등불이자 각성제이기도 하다. 늦깎이 배움은 창피한 것이 아닌 당당한 도전이다. 희망의 씨앗 뿌리기다. 인생은 희망이 있기에 꽃밭도 된다.


[취재] 파주알리미 최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