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건만 그녀의 시 한 편이 관가의 판결에 영향을 주는 파란이 일어난다. 조원 집안의 산지기가 억울하게 파주 관아의 옥에 갇혔는데, 옥봉이 그 억울함을 밝히는 시를 지어 보냈고, 시를 읽은 파주목사가 산지기를 풀어줬던 것.
이 사건은 치명적인 비극의 빌미가 되었다. 남존여비, 적서의 차별이 심한 당시에 첩이 시를 짓고 관아에 청을 넣는다는 것은 가당치 않았다. 엄격한 사회제도를 거스르는 행동으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조원은 시를 짓지 않기로 한 조건을 들어 옥봉을 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