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문화생활에 답답함을 느낀 시민에게 참으로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파주중앙도서관이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재개관식은 11월 19일(금) 오후 2시에 열린다.

파주시중앙도서관 정문에 선 윤명희 관장. 뒤로 도서관 로고가 보인다.

파주시중앙도서관 정문에 선 윤명희 관장. 뒤로 도서관 로고가 보인다.

2006년에 개관한 중앙도서관은 2017년에 1층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자료실로 만들었다. 2019년에는 2층을 디지털기록관으로 꾸몄다. 그러나 3층 종합자료실에는 너무 많은 책이 있어 쉽게 읽고 싶은 책을 찾기 어려웠고, 이동도서관 서비스가 책 배달 서비스로 바뀌면서 4층에는 유휴공간이 생겼다. 5층에는 식당이 있었으나 운영적자로 철수한 상태였다.
코로나19로 도서관이 부분적으로 이용되고 있던 지난해에 도서관 공간 개선 사업이 시작되었다. 공간을 개편,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누구나 찾아오고 싶은 도서관으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재탄생까지 238일간의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먼저 ‘모두를 위한 도서관으로 Step Up!’ 프로젝트를 위해 디자인 전문가를 공개 모집했고,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들과 함께 디자인단을 구성했다. 디자인단에서는 거리에 나서 시민의 목소리를 들으며 시민이 이용하고 싶은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사서들은 18만여 권의 장서에 대한 대출 데이터 분석을 했다. 이를 활용하여 5년 이상 한 번도 대출되지 않은 책의 비율이 높음을 발견했다. 이 서적들은 과감하게 덜어내고 시민들이 도서관을 산책하듯 유유히 걸어 다니며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도록 벽을 없애고 낮은 책장으로 꾸몄다. 한 달여 간 전 직원이 33km나 떨어진 적성면 물류센터에서 도서 선별 작업을 하기도 했다.

“도서관 전 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파주중앙도서관 다움’에 대해 수차례 회의를 하며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내 삶의 중앙, 시간을 담다”라는 슬로건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은 ‘시간을 담다’라는 문장을 통해 자료·사람이 지닌 시간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도서관의 가치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 것입니다.”
윤명희 파주시중앙도서관장은 재개관한 도서관의 핵심 가치를 설명했다.

자료실 내부에 필사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자료실 내부에 필사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5층에는 공구를 빌려주는 공간도 있다.

5층에는 공구를 빌려주는 공간도 있다.

파주시중앙도서관은 재개관식을 앞두고 관장과 함께하는 ‘도서관 투어’를 네 차례 개최했다. 윤 관장은 시민기자를 위해 시간을 내 직접 안내해 주었다. 도서관 정문 앞에 도서관 이름과 로고가 걸려있다. 로고는 다양성의 공존을 추구한다는 의미의 색인 보라색과 그린의 청량감으로 친환경 공간을 추구한다는 의미의 민트색의 사각 프레임이다. 사각 프레임은 공간, 파주라는 지역, 사람들, 도서관에서 사람들과 얽힌 시간과 활동을 담아 가겠다는 의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파주시중앙도서관 다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슬로건

파주시중앙도서관 다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슬로건

도서관 1층 커뮤니티실. 외부가 보이는 통창으로 디자인해 답답함을 없앴다.

도서관 1층 커뮤니티실. 외부가 보이는 통창으로 디자인해 답답함을 없앴다.

정문을 들어서서 고개를 들어보니 ‘내 삶의 중앙, 시간을 담다’ 슬로건이 눈에 띈다. 전국 최초로 기록관리팀을 만든 기록하는 도서관으로서 ‘기록의 의미를 시민의 일상에 어떻게 담을까?’를 <시간>이라는 키워드로 연결했고, 누구나의 삶이 중심이 되어 소중하게 여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내 삶의 중앙, 시간을 담다’로 정했다고 한다. 이어서 윤 관장은 중앙도서관 공간 개선의 취지와 개선 시 중점을 두었던 사항에 대해 말했다.

“첫째, 덜어내는 작업을 통해 여백이 느껴지도록 하고 사람이 보이고, 밖이 보이도록 했습니다. 둘째, 지속 가능한 삶을 고려하여 환경을 생각하는 소재와 가구를 선택했습니다. 셋째, 전 층이 연결되고, 안과 밖이 연결되도록 했습니다. 넷째, 공간마다 이야기가 담길 수 있도록 각 층의 가치와 비전을 함께 실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도서관 층마다 담긴 연결, 공존, 역사, 울림, 발련, 영감, 창조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1층 어린이실과 커뮤니티실은 광장으로서 다양함이 공존하는 마을의 광장에서 희망의 시간을 담았단다. 2층 디지털기록관은 보통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어제의 시간을 기록을. 3층 자료실은 자유로운 몰입의 시간 속에서 오늘의 나를 발견하도록 했다. 4층 자료실은 사색과 배움의 시간 속에서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는 공간으로, 5층 메이커스페이스와 카페에서는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공간에서 영감을 얻어 내일을 만들도록 했다고 한다.

1층 새로 들어온 책 코너_창밖으로 개관 기념식수 소나무가 보인다.

1층 새로 들어온 책 코너_창밖으로 개관 기념식수 소나무가 보인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담긴 쪽지들

시민들의 목소리가 담긴 쪽지들

재개관한 파주중앙도서관을 둘러보며 리더의 역할과 자기 분야의 애정으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전문가의 역할을 생각해 봤다.윤 관장을 비롯하여 그동안 애쓴 사서들이 고맙다. 무엇보다 이들이 존재하게 하는 파주 시민은 더욱 멋지다. 파주중앙도서관은 앞으로 파주 시민뿐만 아니라 도서관 관계자들의 성지가 될 것 같다. 그 성지가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시민들의 복이다. 그 복은 찾는 자들만이 누릴 수 있다.

시민들은 재개관한 중앙도서관을 방문하여 “옛날에 왔을 땐 그냥 도서관이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즐겁게 놀며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또 오고 싶다.”, “새로 연 도서관이 제 기대 이상이에요.”, “너무너무 멋지게 변한 중앙도서관입니다.”, “층마다 너무 예뻐요. 맨날 오고 싶다”며 소감을 쪽지로 남겼다.

오랜 고민 끝에 탄생한 파주시중앙도서관의 새로운 모습, 한껏 기대하고 방문해봐도 좋다.

* 취재  : 최 순 자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