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서가 끝나자 훌훌 자리를 털고 돌아서는 관객 한 사람의 발길을 잡았다.
운정에서 온 익명의 젊은 남자는 “맘카페에서 영화제 소식을 접하고 궁금해서 와봤습니다. 사실 단편영화에 대해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영화를 처음 시작하는 초년생들의 연습작품 정도로만 생각하고 봤는데 첫 번째 상영되던 뮤지컬 형식의 영화 ‘딸들의 밥상’을 보고 흠칫 놀랐습니다. 영화 완성도나 내용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때 없는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또한, GV도 함께 진행된 ‘여담들’과 ‘한낮의 우리’ 같은 영화는 저와 비슷한 시기의 암울한 젊은이의 일상을 담은 것 같아 동조(同調) 의식과 함께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아무튼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된 독립예술 영화전용관 헤이리 시네마를 가끔은 다시 찾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고는 바쁜 듯 이내 사라졌다.
단편영화제를 기획하고 진행을 총괄했던 헤이리 시네마의 장현상 대표는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자평했다.
“이번 영화제는 기획 당시 키포인트(Key point)를 무용, 국제영화제, 확장프로그램으로 정하고 진행했습니다. 영화제를 마무리하면서 거둔 성과로는 무용 부분은 장르/미디어 융합 작품들을 재조명하고 무대공연 외의 다양한 매체를 통한 작품공유의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국제영화제 부분은 다국적, 다문화 감독들의 다양한 주제를 담은 무용 단편영화를 상영하여 다국적, 다문화 관객층 확장과 사회 문화적 담론을 이끄는 참여형 영화제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확장프로그램 부분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헤이리 시네마의 장점인 한곳의 복합문화 공간에서 편리하고 깊이 있게 진행하여, 교육적이고 문화 체험적인 장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영화제가 펼쳐지는 동안 파주시청의 지침에 따라 코로나19 대응에도 결코 소홀함 없이 철저하게 자체 방역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자신합니다.”
파주에서 펼쳐진 이색적인 영화제 ‘제4회 헤이리 시네마 단편영화제’를 준비과정에서부터 영화제가 펼쳐지던 기간 동안 직접 보고, 체험해보는 시간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우리가 극장에서 주로 봐왔던 장편 상업영화에만 국한하기보다는 시야를 조금은 넓혀 저예산 독립예술 영화에도 눈 돌려 비록 적은 시간이나마 할애해보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생각된다.
* 헤이리 시네마 (전화: 031-942-1031) / 홈페이지 www.hcine.kr
- 위치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93-119, 커피공장 103 카페 3층
* 취재 : 김명익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