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추와 같이 일정하게 움직이는 계절은 숨길 수 없나 보다! 무더웠던 여름이 슬그머니 뒷걸음질 치더니, 어느새 가을 문턱에 들어섰다. 밤새 열어놓았던 창문 사이로 스며든 선선한 아침 바람에 홑이불을 끌어 올린다.
성큼 다가온 가을을 맞이하는 축제의 하나로 ‘제4회 헤이리 시네마 단편영화제’가 9월 3일부터 12일까지 독립예술 영화전용관인 헤이리 시네마에서 열린다.

시네마 단편영화제 메인포스터

시네마 단편영화제 메인포스터

그동안 참신하고 완성도 높은 단편영화를 상영해서 주목받았던 영화제가 이번에는 'DANCE ON SCREEN’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다시 찾아왔다. '춤'을 주제로 한 35편 (국내 21편, 해외 14편)의 단편영화가 7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7섹션 상영일정표

7섹션 상영일정표

이번 영화제를 기획하고 진행을 총괄하는 헤이리 시네마의 장현상 대표는 “단편영화는 주로 처음 시작하는 다양한 감독들이 만드는 영화입니다. 상업적인 장편영화보다는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지며, 신예 감독의 실험정신과 독창적 개성이 담긴 영화로 상영시간이 보통 30분 이내로 짧은 편입니다. 우리 단편영화제는 2019년부터 시작했습니다. 매회 콘셉트를 바꿔가며 영화시장에서 유통되지 않아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했던 우수한 단편영화들의 상영 기회를 마련하고, 상영되는 영화와 함께 관련한 인문학 강좌와 GV(Guest Visit, 관객과의 대화) 등 각종 이벤트를 통해 일반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기획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홍보가 이루어져 관심 있는 파주시민들도 많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인사말을 전했다.

국내 작품 공모에는 배급사 센트럴파크, 퍼니콘, 필름다빈도 참여하여 엄선된 작품을 내놓았다.
[딸들의 밥상]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어머니를 위해 딸들이 밥상을 차려준다는 이야기를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낸,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밝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내 신발에게]는 일반 공모로 선정된 감독 개인 작품으로 세월호 사건을 댄스 필름의 형식으로 다루었다. 국립 현대무용단에서 제작한 [볼레로 만들기]도 상영한다. 국내 정상급 무용수들이 익살스러운 직장인 캐릭터를 분하여 유려한 카메라 워킹과 함께 다양한 영화적 표현을 보여준다.

딸들의 밥상

딸들의 밥상

내 신발에게

내 신발에게

볼레로 만들기

또한, 해외 단편영화들도 함께 상영하는데, 미국에 기반을 두고 무용 영화제, 팟캐스트, 무용 관련 아카이빙 등 다방면 활동을 펼치는 예술 비영리단체
kNOwBOX dance(www.knowboxdance.com)가 2019~2020년간 주목할만한 작품을 선정하였다.
대자연 속 이주민들의 여정을 그리는 영화 [Pilgrimage]는 이탈리아, 미국, 포르투갈, 스코틀랜드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The Circadian Cycle]은 유명한 영화 제작자 Cordelia Beresford의 촬영으로 Garry Stewart가 감독한 호주 댄스 씨어터의 댄스필름이다. 플린더스 체이스 국립공원, 핑크 호수 범분가호, 마운트 로프티 식물원 등 남호주의 상징적인 장소들 또한 매력적인 볼거리이다.
[Black stains]는 미국에서 사는 흑인들의 현실과 존중에 관한 질문을 하는 작품이며, [Making Men]은 남성성이란 무엇이며 누가 정하는가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Still Dancing]은 아픔이 있는 노인들이 춤을 통해 어떻게 인생이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Pilgrimage

Pilgrimage

The Circadian Cycle

The Circadian Cycle

Black Stains

Black Stains

Making Men

Making Men

Still dancing

Still dancing

무용 전문가로서 이번 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최예진 교수 (Universidad de las Américas Puebla ,한국무용과)는 “춤이 어떻게 영화에 표현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일상 속 자연처럼 동행하고 변화하며 나와 타인을 마주하는 춤이 주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유심히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7개의 섹션을 나눈 의도를 설명한다.
창작자들과의 왕성한 교류가 특징인 헤이리 단편영화제는 이번에도 감독, 배우들과의 GV가 준비되어 있으며, 진행자로 오동진, 김효정 영화평론가, 김연재 박사(무용 전공) 등 영화와 무용 계통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어린이 댄스 워크숍은 영화에 나오는 춤을 재창작하여 움직여보는 창의적 무용 수업이다. 6~10세, 11~13세 반으로 나누어 9/4(토), 9/5(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GV, 인문학 강좌 일정표

GV, 인문학 강좌 일정표

댄싱 워크샵 일정표

댄싱 워크샵 일정표

영화제 기간에는 헤이리 시네마 건물 2층에 있는 갤러리 103에서 포스터와 영화 스틸 사진도 전시된다. 자세한 상영정보는 헤이리시네마 홈페이지(hcine.kr) 및 SNS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영화제 관람료는 회당 6,000원으로 현장 발권은 물론 사전예매(인디앤아트시네마)도 가능하며, 거리두기 관람으로 인해 16명만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가을 문턱에 파주 헤이리에서 펼쳐지는 색다른 단편영화제와 함께하여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달래보고 잠시나마 풍요로운 마음을 가져보시길 추천한다. 


* 영화제 섹션별 예고편


섹션1 예고편 - https://youtu.be/WIvNUqzaOa4
섹션2 예고편 - https://youtu.be/phblAUiaWzk
섹션3 예고편 - https://youtu.be/VFNOkmhymgc
섹션4 예고편 - https://youtu.be/xxNPolVUvAo
섹션5 예고편 - https://youtu.be/FwwuUmgLWu0
섹션6 예고편 - https://youtu.be/NsMi4iT-SxY
섹션7 예고편 - https://youtu.be/CYlsJoT6Uzg


* 헤이리 시네마  031-942-1031   www.hcine.kr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93-119, 커피공장 103 카페 3층


* 취재 : 김명익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