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신도시는 공원 부자다. 자연친화적인 계획 도시답게 총 63개소에 약 78만 평(2,584,947㎡)이나 되는데, 신도시 전체 면적의 28%를 차지한다. 그 당시로서는 전국 최고치였다. 대표적인 것으로 운정호수공원(17.2만 평)이 있고, 그다음 규모가 운정건강공원(이하 ‘건강공원’으로 약칭)인데 약 8.5만 평(280,159㎡)의 면적을 자랑한다. 이 크기는 10만 평의 경희대 서울 캠퍼스가 열렸을 때 전국 최대 규모라고 기사화되었던 것을 떠올리면 짐작하기에 쉽다.
이번에는, 이곳에서 지난번 문학공원으로 소개했던 새암공원에 이어, 이 건강공원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 공원은 알면 알수록 파주의 자랑거리이자 보물단지이기도 해서다.
이 공원은 여러모로 특별한 공원이다. 우선 체육공원 1~2호인데, 공원 하나가 이처럼 둘로 쪼개진 것은 두 동에 걸쳐 있어서다. 지번 중심의 법정동으로 보면 동패동과 목동동에 속한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 심학산로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배치돼 있고 육교로 연결돼 있는데, 자연 녹지로 조성된 폭넓은 육교여서 이용자들은 육교라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

운정건강공원. 해솔마을과 한울마을 사이, 심학산로의 남북에 위치한다

운정건강공원. 해솔마을과 한울마을 사이, 심학산로의 남북에 위치한다

두 번째로는 광대한 면적에 어울리게 다양한 체육 시설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그중에는 파주시민보다도 외지인들이 더 잘 알고 더 자주 찾는 시설도 있다. 이러한 것들을 몇 가지만 훑어보기로 한다. 이해의 편의를 위해 먼저 시설 배치도를 아래에 보인다.

건강공원 내 주요 시설 배치도. 중앙에 다목적운동장, 하단에 다목적체육관이 있다.

건강공원 내 주요 시설 배치도. 중앙에 다목적운동장, 하단에 다목적체육관이 있다.


건강공원에는 그 이름에 어울리게 각종 건강 체육 시설이 여러 곳에 배치돼 있다.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풋살 경기장 등은 기본 격이다. 다목적운동장에는 국제 규격의 육상 트랙과 축구장도 있어서 대규모 체전이 열리기도 했다.

다목적운동장. 요즘 아침 저녁으로 조깅 (또는 속보)을 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다목적운동장. 요즘 아침 저녁으로 조깅 (또는 속보)을 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 강행된 도쿄올림픽에서는 흔치 않은 종목들도 채택되었다. 스포츠클라이밍, 스케이트보딩, 3대3 농구 같은 것이 그것인데, 이것들의 연습장이 모두 이 건강공원에 있다.
3대3 농구는 흔히 길거리 농구(street basketball)라고도 불려왔는데, 건강공원에는 4면의 코트가 있다. 골 포스트 규격 등은 국제 규격이지만, 타원형으로 돼 있는 게 흠이다. 국제 규격은 지름 15m의 정확한 반원이어야 한다.

3대3 농구 코트 3면. 근처에 1면이 더 있다. 국제 규격은 지름 15m의 정확한 반원

3대3 농구 코트 3면. 근처에 1면이 더 있다. 국제 규격은 지름 15m의 정확한 반원

스포츠클라이밍은 흔히 암벽[인공 암장] 오르기로 불려 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는데 스피드·볼더링·리드 등의 3부분으로 나누어 총점제로 겨뤘고, 우리나라의 소녀 암벽 여제로 불리는 여고생 서채현이 출전하여 첫 출전임에도 8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스피드가 분리되고 볼더링과 리드를 합산해 순위를 가리게 되는데, 스피드가 약하고 리드에서 매우 강한 서채현에게 유리한 방식이라 메달권에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인공 암장도 건강공원에 있는데 다목적운동장과 어깨를 맞대고 있다. 초급/중급/고급자용으로 3개의 암장이 있다. 특히 고급형은 수직형이 아니라 대형 경사형이어서 고난도 훈련용으로 적합하다. 그 때문에 외지인들의 원정 등벽이 잦다.

스케이트보딩 역시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신설된 종목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엑스게임이라는 이름으로 퍼진 취미 운동이었다. 그래서 건강공원에 설치된 시설에는 아직도 ‘엑스게임장’으로 표기돼 있다. 세부 종목으로 스트리트와 파크가 있는데, 이곳에 설치돼 있는 것은 두 종목의 초중급자용이다. 올림픽에서 겨루는 대형 보울(하프 파이프형)은 없지만, 맛보기용 급경사 오르내리기는 즐길 수 있다. 이 또한 파주시민보다는 외지인 동호회 멤버들의 방문이 잦은 편이다.

3개의 인공 암장. 각각 초급/고급/중급용.

3개의 인공 암장. 각각 초급/고급/중급용.

스케이트보딩 스트리트와 보울형 연습장. 초중급용. 시설명은 ‘엑스게임장’

스케이트보딩 스트리트와 보울형 연습장. 초중급용. 시설명은 ‘엑스게임장’


다목적운동장 전면에 있는 운정다목적체육관(http://www.smsports-paju.co.kr.  와석순환로 172번길 30. ☎031-948-8031~2)도 빠뜨릴 수 없다.  헬스장/필라테스/요가/수영 등과 같은 일반적인 것들 외에도 펜싱/레이저사격/킥복싱도 있고, 라인댄스/줌바댄스/아쿠아줌바/유아발레/k-pop댄스에다 스피닝도 있다. 그만치 운영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전문적이다.

운정다목적체육관. 다목적운동장 바로 앞에 있다

운정다목적체육관. 다목적운동장 바로 앞에 있다

놀이터


이러한 전문성을 체계적/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현재 외부 위탁 운영 중인데, ㈜에스엠스포츠에서 맡아 관리하고 있다. 파주시민을 위한 시설인 까닭에 이용을 위해서는 회원 가입이 필수인데, 일부 인기 프로그램은 공석이 날 때까지 차례를 기다려야 하기도 했다. 수익자 비용 분담 원칙에 따라 대부분이 유료지만, 시중가에 비해서는 훨씬 저렴하다. 매월 2,4주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는 주말에도 이용 가능한데, 운영 시간이 평일과는 조금 다르다.

그 밖에도 이 건강공원에는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야외시설들도 많다. 어린이를 위한 간이 정글과 인공 암장, 그리고 놀이터도 있고, 씨름 연습장도 있다. 성인을 위한 간이 야외 운동기구는 공원의 도처에 있다.

어린이 놀이터와 어린이용 인공 암장.

어린이 놀이터와 어린이용 인공 암장.

어린이 놀이터

씨름 연습장

어린이 놀이터1

어린이 놀이터


품이 넓으면 품어안는 것들도 많다. 드넓은 곳이다 보니 그 자락에 깃든 시설들도 여러 가지인데, 교하로 220에 자리 잡은 자운학교(☎031-935-8120)도 그중 하나다. 장애 학생들을 위한 공립 특수학교로, 유치원에서부터 초/중/고와 전공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 191명의 소중한 보금자리다. 그 맞은편 공터(초지)에서 최근 공사를 시작한 시설은 운정 다누림 노인복지관 1동과 장애인복지관 1동으로, 준공 예정은 2022년 9월이다.

공립 특수학교인 자운학교. 가림막 안쪽의 초지는 운정다누림복지관 부지. 현재 공사 중.

공립 특수학교인 자운학교. 가림막 안쪽의 초지는 운정다누림복지관 부지. 현재 공사 중.


또 하나 깃든 둥지로는 한울도서관(교하로 239. 동패동 쪽)도 있다. 지하 1층 면적(2,054㎡)이 지상 1층(650㎡)의 세 배를 넘길 정도로 널찍한 게 특징인데, 북측 입구는 지상이면서도 지하 1층에 해당되는 특이한 구조다. 그 지상 1층에는 운정3동 행정복지센터가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올해 2월 22일부터 기존의 운정행복센터에서 분가한 곳이다.

한울도서관 입구(지하1층)

한울도서관 입구(지하1층)

운정3동 행정복지센터(한울도서관 1층)

운정3동 행정복지센터(한울도서관 1층)

이처럼 알고 보면 엄청 멋진 곳이 이 운정건강공원이다. 위에도 적은 것처럼 외지인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시설들도 있다. 어린이 놀이터의 긴 금속 미끄럼틀 경험은 잊지 못할 놀이도 된다. 다목적운동장 육상 트랙에 깔린 우레탄 재질은 국제 규격이어서 발목 보호 효과도 크다. 조깅용으로 최적이다. 다목적 체육관에서는 그룹 지도도 하는데, 일례로 농구 교실과 레이저 사격반에서는 그룹으로 참여한 초등생 새싹들까지도 아주 열심이다.

운정건강공원은 파주의 숨은 명품 공원으로 손색이 없다. 파주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그걸 보물단지로 만드는 건 이용자들의 관심과 사랑이다. 파주시민이 해내야 할 몫이자 과제다. <끝>

[참고 사항]
현재 코로나 방역 수칙에 따라 일부 시설은 출입이 통제되거나(엑스게임장), 이용이 제한되고 있으므로(다목적체육관.도서관) 방문 전 문의가 필요하다.

* 새암공원은 문학 공원이다 : 운정신도시 공원 소개(1) 바로가기


* 취재: 최종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