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 차례 소나기가 퍼붓자 후텁지근한 기운이 몰려오던 7월 둘째 주말, 한낮 무더위에도 아랑곳없이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향학열을 불태우는 교육생을 만나러 헤이리 예술마을 사무국을 찾았다. “헤이리 C.A.T (Creator Art Travel) Woman 프로젝트”는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의 하나로 경력단절 여성을 위해 사단법인 헤이리에서 이론부터 실습까지 모두 준비한 예술관광 전문 1인 미디어 양성과정이다.

교육생이 준비할 것은 오직 스마트폰 하나뿐! 교육비가 무료에 교육 중 활동비를 주고, 우수 수료자에게는 취, 창업까지 연계해준다고 한다. 파주시 거주 여성으로 경력단절 여성을 우대하여 교육생을 뽑았다. 지난 6월 초에 개강하여 8월 20일 수료식으로 마친다고 한다. 총 24강으로 편성되었는데 주 2회, 3시간씩 수업이 진행된다. 교육내용은 영상 촬영 및 편집(장현상 영화감독), 유튜브 특강(권수진, 권수정 강사), 콘티 작성을 위한 글쓰기 특강(박일호 충남대 교수), 방송을 위한 발성법 특강(황예린 아나운서), 파주시 관광자원 학습 (김복순, 이현남 해설사), SNS 마케팅 특강(조재형 비욘드미디어 대표이사), 크리에이터를 위한 인문학 특강(이해범 강사) 등 다양한 이론과 실습으로 구성되어있다.

헤이리 예술마을 일대에서 수업이 이루어지며, 화. 목요일 반과 수. 금요일 반이 각각 15명으로 현재 3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1인 미디어 양성과정을 기획하고 추진한 헤이리 예술마을 유상현 사무국장은“고용노동부와 파주시에서 지원하는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지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사업 자체가 일자리 창출 사업이다 보니 몇 명을 수료시켰냐 보다는 몇 명을 취창업 시켰냐가 우선하지요. 그냥 잘 가르쳐 끝내기보다는 사후에 수료생들이 취창업을 지원하고 사업체에 연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실 취창업이 말같이 쉽지는 않다는 생각으로 프리랜서 영상제작자로 활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영상촬영수업_헤이리시네마

영상촬영수업_헤이리시네마

유튜버특강_커뮤니티홀

유튜버특강_커뮤니티홀

촬영장비다루기_대동리스튜디오

촬영장비다루기_대동리스튜디오

콘티작성글쓰기특강_커뮤니티홀

콘티작성글쓰기특강_커뮤니티홀

그래서 지금과 같은 커리큘럼을 구상하고 사후관리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헤이리 내에서도 이백여 개나 되는 공간이 있는데 영상 제작을 원하는 분들이 여러분 계십니다. 물론 우리 사무국도 마찬가지고요. 그동안 배운 믿을 수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비교적 저렴하게 영상 제작을 맡는다면 서로가 윈윈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일자리를 성장해나가고 더 나아가 기회가 된다면 파주시 관광과와도 연계하여 문화관광 콘텐츠 제작도 꿈꿔 볼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힘주어 말한다.
이어서 “5월 중순, 코로나로 사업 진행이 늦어져 홍보를 많이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짧은 기간에도 많은 지원자가 몰려와 놀랐습니다. 하반기에도 한차례 강좌를 열 계획인데 영상 제작에 관심이 있는 여성이라면 헤이리 예술마을 사무국에 문의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동영상을 열심히 편집하고 있던 정명숙


동영상을 열심히 편집하고 있던 정명숙 씨는 “어느 날 우연히 ‘당근마켓’에 올라온 1인 미디어 양성과정 모집공고를 보고 신청했어요. 평소에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교육과정을 살펴보니, 헤이리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유튜버가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바로 지원했습니다. 또한, 취창업을 연계해준다는 메리트가 한몫도 했지요. 사실 공예를 가르쳤는데 코로나로 그 일이 끊어지자 문화와 예술과 관련된, 어떻게 보면 공예도 예술이잖아요. 같은 맥락으로 예술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받아보고 나 자신을 좀 더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보고 싶었어요.

그동안 새로운 수업내용에 어려움은 없었고, 오히려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지금까지 훌륭한 커리큘럼을 만들어 수업이 진행되는 관계로 유익하게 수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진행하시는 선생님들도 현직에서 일익을 담당하시는 분들이라 내용도 알찹니다.” 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잃지 않고 말한다.


사서 출신으로 오래전에 경력이 단절됐다는 임정희 씨는“모집공고를 뒤늦게 찾고 부랴부랴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려는데, 딸내미가 컴퓨터게임을 한다고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마음이 급했어요. 툭 밀어주는 노트북으로 마감 시간에 겨우 마쳐 어렵게 지원서를 보냈지요. 그렇게 힘들게 합격하고 이 자리에 나와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경쟁률이 2대1이었다지요. ㅎㅎㅎ
경력단절 후에 재취업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더군요. 하는 수없이 POP글씨를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하여 수년간 강사로 일해왔습니다.

하지만 너나없이 코로나가 일자리를 내몰더군요. 2018년인가 그때부터 공예작품을 만들면서 틈틈이 유튜브에 거친 영상이지만 올리기 시작했었죠. 핸드폰으로 혼자 찍고 편집하고 지금껏 나름대로 계속해왔는데, 그러던 차에 1인 미디어 양성과정 모집공고가 올라오니 뒤도 안 돌아보고 신청했지요.

그동안 어깨너머로 배운 터라 이번 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배우고 다시 익히니 정말 좋더군요. 선생님들도 현업에서 활동하는 분들이라 어떤 질문도 막힘없이 성의껏 답변해주니 정말 많이 배웁니다. 교육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랍니다. 답답한 요즈음 콧바람도 넣어주고 아무튼 신나는 날들입니다.”라며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사서 출신으로 오래전에 경력이 단절됐다는 임정희
이틀간 무장애 공원에서 여러 컷의 일몰 광경을 찍어와 영상 편집 중이던 방인혜 씨


이틀간 무장애 공원에서 여러 컷의 일몰 광경을 찍어와 영상 편집 중이던 방인혜 씨는 “지인이 카톡으로 모집공고를 보내줘서 알았어요. 사진과 동영상 촬영에도 나름대로 일가견 있는 편이랍니다. 여행을 좋아하고 역사문화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나를 위한 맞춤형 교육이라고 생각해서 바로 지원했지요. 역시 교육을 받아보니 커리큘럼이 정말 다양하더군요. 교육 범위가 넓어 깊이가 다소 얕은 것이 흠이지만, 한편 동시에 여러 방면을 접할 수 있는 이점도 있더군요.

다음에는 기본과정에 이어 전문심화 과정도 개설되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아무튼 우리가 파주에 살면서도 헤이리 구석구석을 다녀보기 힘든데, 미디어 실습 과정으로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숨은 곳을 찾아내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라며 소신껏 얘기한다.

헤이리 예술마을에서는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에 하반기에도  1인 미디어 양성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을 통해 이론과 실습으로 새롭게 무장한 수료생들이 파주 관광지 곳곳에서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여 파주를 널리 알리는 첨병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교육관련 문의: 헤이리예술마을 사무국 (☎ 031-946-8551)
교육신청: 홈페이지 www.heyri.net/catwoman


* 취재: 김명익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