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동 지원을 위한 ‘놀,잇다’는 3년 전 2018년 10월에 발달장애 부모 소모임 '엄마쌤 요리방'에서 시작, 11월에 ‘놀,잇다’로 탄생했다.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학교에 기대했으나, 그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주, 고양, 김포의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이 뭉친 것이다.

현재 회원 수는 17명이다. 조직 구성은 크게 대표, 운영진으로 나뉜다. 운영진은 간사, 회계, 기록, 홍보로 나뉘고, 다시 교육 분과인 해찬나래분과와 놀이 분과인 우리노리분과로 되어 있다.

명칭 ‘놀,잇다’에는 아이들이 놀이처럼 즐겁게 활동하며 그 안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설립 취지는 ‘발달장애 아동들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여,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놀,잇다 안내판

놀,잇다 안내판

놀,잇다 김유미 대표

놀,잇다 김유미 대표

땅속에서 잠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 오후에 ‘놀,잇다’를 찾았다. 오후 네 시 반부터 선택 활동인 ‘드림 아트’가 있는 날이다.
시간이 되자 엄마와 초등학교 3~6학년 아이들이 들어선다. 방과 후 활동은 각자 회비를 내고 4~5명 소그룹으로 진행하고 있다.

강사는 아이들과 오랫동안 함께 해온 표현 예술 전공자 두 명이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손 모양을 따라 그림을 그리거나, 생각나는 대로 도형을 그리고 색칠했다. 아이들이 활동하는 동안 엄마들은 자리를 옮겨 차를 마시며 정보를 주고받는다.

드림아트 활동

드림아트 활동

드림아트 활동 작품

드림아트 활동 작품

‘놀, 잇다’는 헤이리 프로방스 건물에서 시작했다가, 공간이 협소하고 층간 소음 문제로 지난해 말에 새 둥지를 틀었다. 오로지 아이들을 위한 결정이었다.
임대료는 자체 회비로 충당하고 있으나 매달 버겁다.

그동안 활동을 들여다보면, 2019년에는 방과 후 활동으로 꼬부기공예방, 마을탐험대, 산 놀이터, 골목 놀이터를 운영했다. 경기 꿈의 학교,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경기문화재단 지원사업, 정책 토론회에 참가하여 정책 제안을 하기도 했다.

2020 마을 정책 상상모임

2020 마을 정책 상상모임

정책 집담회

정책 집담회

2020년에는 방과 후 활동으로는 뮤지클, 드림아트, 산 놀이터, 골목 놀이터를 운영했다. 또 파주시 마을공동체 우수프로그램 공모사업, 경기문화재단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등도 진행했다. 특히 10월에는 경기마을공동체 우수활동사례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는 ‘놀,잇다’의 궁극적인 목표는 발달장애 아동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발달장애 아동들의 자립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놀,잇다 주요활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활동을 내용으로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이다
하나는 발달장애 가족 함께 돌봄 공동체로 발달장애 가족 커뮤니티 활동, 방과 후 돌봄과 활동, 함께 여가와 힐링이다.
두 번째는 발달장애 아동 문화예술 커뮤니티로 장애, 비장애 학생 통합 표현예술 활동과 음악, 미술, 체육 등을 매개로 한 문화 예술 활동이다.
세 번째는 지역사회 참여 활동으로 마을공동체 활동, 커뮤니티 케어, 특수교육, 정책 제안 등이다.

2021년에는 텃밭 놀이터, 엄마 선생님 양성, 부모교육에 주력할 계획이다. 텃밭 놀이터는 탄현 소재 텃밭에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5월부터 11월까지 직접 씨를 뿌리고, 식물을 재배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농기구 이름 알기, 시장에서 물건 사기, 요리 활동, 물총 놀이, 김치 담그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세우고 있다.

‘엄마 선생님’ 양성

‘엄마 선생님’ 양성은 엄마들이 팀을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전통놀이나 요리 과정 등을 배워 아이들과 직접 활동을 하게 된다. 부모교육은 자녀 양육에 관한 내용, 특히 아이의 인권을 중시하는 교육을 할 예정이다. 한편 향후 활동을 고려, 현재 비영리단체를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숲따라 사부작 꿈의 학교

숲따라 사부작 꿈의 학교

뮤지클

뮤지클

골목 놀이터

골목 놀이터

기관의 관심 필요

발달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의 이런 노력에 비해 관계 기관의 무관심은 이들을 속상하게 한다. 김 대표는 “대부분 장애아동 가족이 교하, 운정에 살고 있음에도 근처에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장애복지관이 없어요. 하는 수 없이 멀리 법원읍이나 일산까지 가고 있어요. 또 대부분의 지자체에 설치되어 있는 발달지원센터가 파주시에는 아직 없어요.”

이어서 “코로나19 가운데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교육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 같아요.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교육의 질은 20년 전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어요. 학교에서 12년 간 교육의 공백은 고스란히 그 피해가 아이들에게 가죠,” “학교 교육의 목표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증 장애아동은 비장애 아동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중증 장애아동은 성인기 준비로 생활과 직업적 자립을 지원해야 해요."라고 힘주어 말한다.

공간 예술놀이터

공간 예술놀이터

꿈다락

꿈다락

인간발달에 대한 연구 중 가장 방대한 연구라 할 수 있는 하버드대학 심리학 연구소의 ‘행복의 조건’에서도 밝혀졌듯이, 관계가 인간의 행복을 규정하는 중요한 조건이다. 그러나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관계 자체를 힘들어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들은 아이들이 커 갈수록 세상과 단절되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무겁다.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에게 ‘나와 너’ ‘나와 우리’ ‘나와 사회’와의 관계를 만들어 주고 싶다. 지역에 비장애인들과 서로 부대끼며 친구로 동료로 자라길 바란다. 이를 통해 발달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평범한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세계에서 장애통합 교육을 가장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덴마크 장애 복지 관계자의 “덴마크에서는 장애를 특별하게 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하나의 개성으로 여기죠.”라는 말로 짐작할 수 있는 그들의 장애에 대한 관점이 부럽다. 한국은 아직 그 단계까지는 멀었다.
우선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의 시선부터 거두고, 언제나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성숙한 사회를 기대한다.



놀,잇다
주소 : 파주시 숲속노을로 265 토우프라자 601호
신규 회원 가입 및 후원 문의
메일: nol-itta@naver.com 블러그: @nol-itta 인스타그램: @nol-itta
카카오톡: 놀잇다 페이스북: nolitta2019 유튜브: youtube.com/놀잇다



* 취재 : 최순자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