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여행을 좋아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밖에 나갈 수 없으니 아파트 주변이나 돌자하고 남편하고 둑방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산이 아닌 평야에서 시야를 멀리 두고 둘러볼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아침이면 아침대로 저녁이면 저녁대로 걷는 시간대마다 다른 풍경으로 와 닿으니 시간만 나면 걷게 되요. 논마다 벼가 자라는 정도가 다르니 그걸 비교하며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남편하고 산책 삼아 나서는 길이 잦아지면서 부부 금실도 좋아졌다는 이영미 씨(파주시 조리읍). 이와 달리 김수경 씨(파주시 조리읍)는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둑방 길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일도 애들도 남편도 모두 속상하게 해 마음이 너무 안 좋은 날 이어폰을 끼고 무작정 둑방 길로 향했어요. 그런데 정말 멋진 노을이 저를 반겨주는 거예요.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장마가 계속되던 지난 8월엔 날이 갠다는 일기 예보에 길을 나섰다가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장대비가 쏟아지자 공릉천이 넘칠까 봐 무서웠는데, 걷다보니 비를 맞고 걷는 게 더 상쾌하고 좋더라고요. 둑방 길은 제 마음을 너무나 잘 위로해 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