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무더위에도 시니어들의 열정과 패기는 거침이 없었다. 이제 뜨거운 열기를 잠시 내려두고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는 어느 수료식을 찾았다. 여기는 파주읍 연풍리에서 펼쳐지는, 50.60 신중년 대상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된 파주시 최초의 시니어 ‘무인항공(드론) 전문가 양성 과정’ 수료식 현장이다.

'무인항공(드론) 전문가 양성 과정' 수료식 기념사진

공모사업을 기획하고 진행을 맡아온 방인혜 강사는 “50~60대 시니어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이론 수업과 비행 실습을 병행하여 초경량 비행장치(드론)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고, 교육 강사와 항공촬영을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 배출하여 4차산업과 연계된 지역 일자리 창출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과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시작하게 되었다. 과정을 마치면서 단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11명 모두, 제3종 초경량 비행장치 국가자격증과 드론 항공촬영 전문가 2급 자격증을 취득하는 영예를 거두었다”라며 자랑스레 말한다.

드론 교육 안내 리플릿

동서조경 대표인 조규빈씨는

항공촬영용 드론을 자랑스레 보여주는 조규빈 대표

“지난 5월에 개강하여 6주에 걸친 체계적이고 충분한 이론 학습을 통해 많이 배웠다.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초경량 비행장치 국가자격 시험을 한 방에 통과했다. 하하하~ 필기시험 합격 후 장난감 같은 연습용 드론이 아닌 실제 항공 방제용 드론을 날릴 때 일이다. 생각보다 상당히 큰 드론을 접했을 때는 호기심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드론 비행 직전 기체 점검을 하는 모습

 조종기를 잡았을 때 두 손에 전해오는 묵직한 전율과 무서움으로 머리카락이 쭈뼛 설 정도였다. 긴장한 나머지 조종기 키를 어떻게 조작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자, 교관님이 차분하게 알려줘서 무사히 첫 번째 연습 비행을 마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내가 하는 조경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금 파주 관내 여러 곳에 나무를 많이 재배하고 있는데, 내가 항공방제를 직접 할 생각이다. 지금껏 사람의 힘으로만 어렵게 해왔는데 드론을 활용해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켜볼 요량이다. 항공방제를 위해서는 자격증 급수를 올려야 하기에 하루빨리 1, 2종 실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는 내 농장뿐만 아니라 인근 농가로 사업 영역을 넓혀 보고 싶다”라며 자기의 소신을 밝힌다.

수료생들을 한 사람씩 호명하여 단상으로 나오자 사회적협동조합 국제 스포츠 드론의 함영현 대표이사는 수료증을 읽고 나누어 주며 축하해준다.

김포농협에서 영농상담실장을 맡고 있는 윤순근씨는

수료증을 받고 환하게 웃는 윤순근 실장

 

“스마트농업은 4차산업의 하나로, 드론 또한 그 사업 영역에 포함되어 평소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때마침 드론 교육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신청했는데, 높은 경쟁률에도 운이 좋게 선발되어 이 자리에 서 있다. 교육을 받던 초기에는 파주시청 스마트농업과 과장을 역임하고 정년퇴직한 상태에 있었는데, 김포농협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재취업하게 되었다. 김포로 출퇴근하며 직장과 드론 교육을 병행하는 관계로 적잖이 힘들었다. 하지만 관심 영역을 배우기에 힘든 줄 모르고 버텨왔기에 지금, 이렇게 드론 국가자격증과 수료증을 받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 인력 부족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데, 대체 수단의 하나로 드론을 활용한 농업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점차 그 수요가 증가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드론업체들이 난립하고 또한, 그런 업체들이 정부 사업과 농협 사업을 연계하여 대행하고 있는데, 전문성이 떨어져 농업인인 농업인 대로 업체는 업체대로 서로 불편한 관계를 보게 된다. 이제 나는 양쪽의 입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좀 더 경험이 쌓이면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으로 경기 북부권을 아우르는 항공방제 드론팀을 육성하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라고 말하며 포부를 밝힌다.

교육과정은 지난 5월 초에 시작하여 8월 15일 수료식까지 매주 1회씩, 총 16차시로 이론 및 비행 실습으로 진행되었다. 이론 수업을 마치고 6월 중순 국가자격 필기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개인별로 6시간의 국가자격 실기코스 교육 비행을 마치면 제3종 초경량 비행장치(드론) 자격증이 부여된다. 드론 국가자격은 최대이륙중량으로 나뉘며 4종류로 구성된다. 4종은 250g ~ 2kg 이하, 3종은 2kg ~ 7kg 이하, 2종은 7kg ~ 25kg 이하, 1종은 25 kg 초과로 분류한다. 만14세 이상이면 응시할 수 있으며, 1, 2종은 비행시간 20시간, 10시간의 비행경력이 필요하며, 실기시험에 합격해야 자격증이 취득된다. 3종은 필기시험 합격과 비행경력 6시간이 인정되면 실기 시험 없이 자격증이 발급된다.

드론 이론 교육을 듣고 있는 수강생들

연습용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수강생들

심청이 노인전문요양원 김용숙 원장은 

개근상을 받고 수줍게 웃고 있는 김용숙 원장

“아주 어렸을 때 차에 가족을 태우고 프로펠러를 달아 공중으로 솟아올라, 여기저기 돌아다녔으면 하는 공상을 하며 자랐다. 그런 상상 속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어느 날 갑자기 ‘뽕’하고 드론이 나타나는 현실을 보았다. 지금 내가 다루고 있는 드론은 비록 작은 물체로 날아다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는 큰 비행체로 나타나 우리 앞에 설 것이다. 꿈같이 여겼던 드론을 막상 배운다고 하자 너무나 기쁘고 즐거웠기에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지원하였다. 말 만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항공역학, 항공기상 등 어려운 내용의 이론 교육도 힘든 줄 모르고 따라와 오늘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배움의 끝은 끝이 없다고 한다. 이왕 시작한 것 기왕이면 1종 자격증까지 취득하고픈 욕심이 생긴다. 마지막에 배운 항공촬영을 실습하며 화면에 비치는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자연 풍광은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웠다. 나중에 손주랑 같이 드론을 날리며 취미를 공유하고 싶기도 하다. 노인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조만간 어르신들께도 안전한 장난감 드론을 제공하여 치료를 병행한 재미있는 놀이 프로그램을 접목할 생각이다. 과정을 마치며 다만 아쉬웠던 것은 드론 비행 실습 시간을 좀 더 늘렸으면 한다”라며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밝게 얘기한다.

수료증을 받고 교육과정에 대한 소감을 얘기하던 이지호씨는

수료 소감을 발표하며 파안대소하는 이지호씨

“영상업계에 종사했기 때문에 당연히 드론 촬영에 관심이 있었고, 은퇴 후 계속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고려도 있었기에 이번 과정에 참여했다. 교육 기간이 업무적으로 가장 바쁜 시기와 겹쳐서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따라갈 수 있게 노력하는 강사님들과 열정이 넘치는 다른 수강생 여러분들이 있어 교육과정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었다. 필기시험 범위가 방대하고 수준도 높아 걱정이었는데 나를 비롯한 수강생 전원이 합격해서 다행이었다. 필기시험을 준비하며 큰일 나겠다 싶어서 교재 한 권을 새로 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현재 하는 일 중 하나가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인데, 특히 올해 운정호수공원 생태지도 작성 계획이 있어서 활용해볼 생각이다. 관련된 사례를 알아보는 중이다. 상업적 목적보다는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다”라며 전문가적인 식견을 피력한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그동안의 소감과 계획을 밝히고 이 자리에 있게 해준 강사님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던 마지막 발표자가 사회적협동조합 국제 스포츠 드론의 함영현 대표이사에게 마이크를 넘긴다. 함 대표는 “얼마 전 많은 비가 내려 각 지역에서 안타까운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지금도 수해복구에 여념이 없는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어찌 보면 파주 최초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드론 교육을 진행해 왔는데 여기에 모인 여러분들은 이번 교육이 단발성이 아닌 예컨대, 파주 드론 재난구조단을 결성하여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던지, 재난에 대비한 지속적인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또한, 드론 보조강사 활동, 봉사동아리 등 일자리 창출이 이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기획된 것이다. 함께하면 안 될 것이 없다. 끝까지 단 한 사람도 이탈되지 않고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하며 수료식을 마쳤다.

드론 비행장에서 국가자격 실기코스 비행에 한창인 수강생

파주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시니어 드론 제1기 교육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저녁 회식 자리에서 수강생 모두는 이구동성으로 드론 심화 과정 개설의 필요성과 지속성을 위한 보수교육, 드론을 고치는 정비과정 개설 등의 바람을 얘기하며, 1기의 소속감 고취를 위한 동호회 만들기 등의 얘기가 줄을 이었다. 마무리쯤 가칭, 꿈을 담은 드론(DD, Drone of Dreams) 클럽 결성을 만장일치로 확정하고 자리를 파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성구(聖句)처럼 제1기의 DD Club과 제2기, 제3기 등이 내년에도 아니 후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며, 날로 번창하길 기대해본다.

*취재: 파주알리미 김명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