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악산은 숨어 있는 명품이다
해마다 10월이면 전국에서 단풍 축제가 열린다. 설악산에서부터 한라산에 이르기까지 20여 곳에서 개최된다. 수목원이 주최하는 10여 곳을 빼고서도 그만치 된다. 심지어 같은 이름을 가진 거창의 감악산에서도 열린다. 하지만 파주 감악산의 단풍 구경은 그 인기가 수도권 주민들에게 단연 으뜸이다.
본래 이 축제는 감악산 출렁다리에서 열렸는데 행사 장소가 협소하여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그럼에도 이 축제는 감악산 단풍이 주제일 만큼 감악산 단풍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 행사일에도 감악산을 찾는 이들로 아침부터 제1~제3의 주차장들은 만차 상태여서, 네 번째의 북측 주차장에만 일부 주차 공간이 남아 있었다.
감악산이 수도권에서 주목을 받는 주된 역할은 감악산 출렁다리가 해낸다. 이 다리는 설마천 위를 가로질러 건설된 전국 최장 150m의 무주탑 산악 현수교다. 출렁다리는 현수교(懸垂橋)를 이르는 우리말인데, 다리의 상판(床板. 바닥판) 부위를 지탱하는 주케이블과 상판 사이에 걸쇠(hanger)용으로 철선 밧줄(와이어로프)을 수직(垂)으로 매달아(懸) 그 힘으로 버티게 하는 다리 건설 방식을 말한다. 남해대교와 광안대교가 대표적인데,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도 이 방식이다. 이와는 달리 상판 지탱용 케이블들을 주탑(主塔/柱塔)에서 직접 비스듬히(斜) 잡아끄는(張) 사장교(斜張橋)도 있다. 당진 서해대교, 서울 올림픽대교, 인천대교 등이 대표적이다. 알기 쉽게 이 두 가지 다리 건설 방식을 그림으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