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부대와 마을길 중간에 있는 문산읍 독서울2길 27(선유리 461-28) ‘클럽 파랑새’ 자리였던 곳에서 ‘선유리 기록사업 전시회’가 열렸다. 파주중앙도서관이 문산읍 선유리 기록화 사업의 결과물인 '지금 여기, 선유리' 출판을 기념하여 파주타이포그라피 배곳(PaTi)과 진행한 전시다. 파주중앙도서관의 선유리 기록화사업은 선유 4리 지역의 국지도 78호선 4차선 확장공사로 인해 현재 상가들이 철거될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 지역 사람들의 삶터와 생애를 기록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클럽 파랑새는 이러한 미군부대와 함께 격동의 시대를 보냈던 시기의 생생한 상황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어 선정하게 됐고, 파주타이포그라피의 다양한 작품들은 각 작가들의 시선을 담아 기록화 사업의 다양성을 보여주었다.

선유리의 모습을 그린 어반스케치 작품들

요란한 무늬로 장식된 클럽 내부

문산읍 독서울2길 입구부터 선유시장에 걸친 자그마한 집들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대규모 미군기지가 선유리에 생기면서 터를 잡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대규모 미군의 주둔을 계기로 형성된 사람들과 상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며 ‘한국의 뉴욕’이라고도 일컬어졌으며, ‘강아지도 달러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달러가 넘치고 환전상이 골목골목 자리 잡았던 곳이다. 하지만 굵직한 역사의 바퀴를 되돌릴 수 없듯 1980년대 말 미군들의 철수와 이전이 본격화되며 활기찼던 시내는 한적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한때 미군들의 일과 후 피로를 풀어주던 공간이었다는 '클럽 파랑새'는 가운데 복도를 중심으로 다닥다닥 붙은 10여 개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고, 각각의 방들은 1950년대 분위기 그대로였다.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강하늘 작가

클럽 내부에 전시된 작품들을 설명하는 이선우 연구원

강하늘 작가(24세)는 “‘새벽, 다시’라는 소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다.‘미군들과 클럽에서 몸을 부대끼며 생활했던 타인의 삶을 되짚어보는 것은 아예 다른 사람의 삶을 하나 만들어내는 것이나 다름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유분식’ 사장님과 대화를 통해 얻은 영감을 신문지에 만화로 그려 공간을 꾸몄으며, 그림 작업을 중심으로 클럽 파랑새의 한 칸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BOOM CITY를 기획한 권민호 감독은 “파주중앙도서관과 함께 굴곡지고 사연 많은 파주 구석구석의 사연들을 시민채록단과 힘을 합쳐 꾸몄다. 어반스케치 ‘마을을 물들이다’와 파주시중앙도서관 기록화 사업 결과물인 ‘지금 여기, 선유리’ 책자를 통해 선유4리 발자취를 남겼었는데, 우리는 한 발 더 나가 한 때 미군들을 상대로 운영하던 클럽 파랑새(Club Blue Bird) 공간을 입체적인 도화지 삼아 시간의 흔적들을 조형물 설치 및 영상 작업으로 되살렸다”고 말했다.

한때 미군들의 유흥지였던 클럽 파랑새 건물

* 선유리 기록사업 전시 : BOOM CITY

- 전시기간 : 2022년 10월 31일까지

- 운영시간 : (화·수·목요일) 13시~16시 / (금·토요일) 17시~20시  ※ 금토만 도슨트 해설 진행

   월,일요일 휴관

- 장소 : 클럽 파랑새(파주시 문산읍 독서울2길 27)

- 문의처 : 파주시중앙도서관 기록관리팀 940-5679


* 취재 : 파주알리미 김종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