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은 마스크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없을 것 같다. 답답하지만, 개인의 건강과 사회의 안전을 위해 이 변화된 일상에 적응해야 할 듯하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서 발병한 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나고 있다. 생활의 필수품이 돼버린 마스크. 수십개의 마스크를 써보면서 숨 쉬기 편하고, 예방 효과 좋은 '최고의 마스크'를 찾아다닌다.

올해 1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번지면서 언제 어디서든 마스크 착용이 필수인 세상이 되었다. 코로나19는 재채기, 대화, 음식물 섭취 등 여러 경로로 분출된 침방울(비말)에 들어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들어가 전파되기 때문에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폭등했고, 수량이 부족해서 줄을 서서 사야 했다.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새벽부터 약국에 긴 줄을 서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는 대안으로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행했다. 이때는 디자인이나 색상, 제조사 등을 따질 것도 없었다. 출생년 끝자리 숫자에 따라 정해진 날짜에 제한된 수량만 구입할 수 있었다. 덕분에 여러 회사에서 만든 다양한 디자인의 마스크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때 줄을 서도 마스크를 못 샀던 기억 때문에 미래를 대비하는 마음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마스크를 사 모으는 병(?)이 생겼다.

꾸준히 사 모은 각종 마스크

꾸준히 사 모은 각종 마스크

마스크 가격이 폭등한데다 그마저 구하기 힘들어지자 사람들은 각종 아이디어를 냈다. 키친타월이나 종이 행주를 이용해 임시 마스크를 직접 만들기도 하고, 천 두 장을 겹쳐 그 사이에 필터를 끼워 사용하는 천마스크도 유행했다. 천마스크의 비말차단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체용 필터도 출시됐다. 천마스크는 착용했을 때 답답하지 않고, 환경 오염 걱정도 적어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썼지만, 전문가들은 수제 천마스크는 틈새로 공기가 새어 나가 코로나19 예방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래서 쓰기 편하고, 코로나19 예방 효과 높은 마스크를 찾고자 하는 여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수제 천 마스크(오른쪽)와 교체용 필터(왼쪽)

수제 천 마스크(오른쪽)와 교체용 필터(왼쪽)

새부리 모양을 닮은 마스크

새부리 모양을 닮은 마스크

코로나19 발병 초기나 약 8개월이 지난 지금이나 3D 형태의 마스크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부 새부리형이 있고, 기존 정통 마스크 디자인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젊은이들은 회색이나 검정색 등 유색 마스크를 선호했고 이 와중에 유행과 패션을 선도하는 마스크 마니아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전문가가 권장하는 마스크는 KF(Korea Filter) 마스크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마스크이다. 시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KF94는 평균 0.4 마이크로미터 입자를 94% 이상 차단한다는 뜻으로 신종 바이러스의 방역을 위해서는 가장 이상적인 마스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숨이 막히고 더위를 더욱 가중시켜 그 대안으로 KF80이나 KF-AD(비말 차단 마스크)를 사용하기도 했다.

KF-AD(비말 차단 마스크)는 숨쉬기가 불편한 KF94, KF80 마스크를 대신하기 위해 의료진들이 착용하는 덴탈 마스크를 일반인용으로 만든 마스크이다. 덴탈 마스크처럼 호흡이 편하면서도 KF 기준 55~80%의 비말 차단 성능이 있어 올여름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다. 심지어 망사로 된 마스크가 나와 일부 유명인들이 사용했으나 여름이 지날 무렵,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차단 효과가 높은 KF94 마스크나 KF80 마스크를 다시 선호하게 됐다.

식약처의 공식 인증을 받은 KF80, KF94 마스크

식약처의 공식 인증을 받은 KF80, KF94 마스크

양 옆의 끈으로 얼굴 크기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마스크

양 옆의 끈으로 얼굴 크기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마스크

나는 개인적으로 가족 모두가 성인이라 마스크 사이즈를 대형을 구매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딸이 얼굴에 비해 마스크가 커서 불편하다고 하여 중형 마스크를 찾아보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마스크 제조 회사들이 대형 마스크를 생산에 치중하고 있어 중형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끈을 조절할 수 있는 마스크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끈으로 조절하면 얼굴 크기에 맞게 쓸 수 있어 만족했다.

한 때 폭등했던 마스크 가격은 이제 평년과 비슷해졌다. 정부와 기업, 지자체 등의 지원으로 지속적인 생산 및 생산 설비 증설로 마스크 가격이 안정됐고, 다양한 디자인과 품질의 마스크가 출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가라앉지 않고 있어 백신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마스크가 필수품이 될 전망이기에 아직까지는 마스크가 각 가정의 필수품임에 틀림없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쓰지 않았다고 지적하다 언쟁이 일어났다는 뉴스가 종종 들려온다. 마스크가 부족하지 않은 요즈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에게 지적을 하는 대신 먼저 마스크를 건넬 수 있는 여유로움으로 이 난국을 함께 극복해내길 바란다.

이제 곧 추석이다. 추석에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주변에 선물을 하곤 하는데, 이번에는 마스크를 선택했다. 이 마스크로 코로나19를 잘 이겨내고 마음 넉넉한 한가위가 되길 바라며…….

- 취재 : 김화영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