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탄현면 축현리 도심의 가로수들이 알록달록한 뜨개옷을 입고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나는 모습을 보았다. 누군가의따뜻함에 미소를 지으며 지나쳤는데 지난 9월 11일 파주용합예술봉사학교의 꽃이 피는 예술마을 프로젝트 대동리현장에서 그 뜨개옷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 마을을 우리 손으로 꾸며보자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관내 탄현중학교 친구들과 시작했는데 활동가도 도와주시고 해서 43개의 뜨게옷을 입힐 수 있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마을과 공동체에 관심이 생겨 전공을 살려 ‘파주융합예술봉사학교’를 만들게 되었지요.”
최근애 파주융합예술봉사학교장의설명이다.

아이들
학생들을 환영하는 안내판

학생들을 환영하는 안내판

학생들이 손수 심고 가꾼 꽃 화분

학생들이 손수 심고 가꾼 꽃 화분

최근애 교장은 예술의 전당 미술아카데미 교사 출신의 종이조형작가다. 그녀는 그 경력과 경험을 살려 그림으로, 꽃으로 하는 마을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봄에는 꽃이 피는 예술마을을 주제로 삼성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꽃 화분으로 마을 가꾸기를 진행했는데 참여자들의 호응과 마을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 이번에 두번째 마을가꾸기 행사를 추진했다.

“지난번에는 재활용화분을 활용하여 꽃을 심고 꾸며 마을가꾸기를 했는데 마을 사람들이 많이 좋아했어요. 우리가 사는 공간을 예쁘게 만드는 것도 좋지만 지나가던 사람이 멈추고 머무를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고 싶어 이번엔 공모사업을 통해 깨끗한 화분을 장만하고 삼성초, 탄현초 학생들이 화분에 그림을 그리고 꽃을 심는 체험활동으로 어린이들이 마을활동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학생들이 더 예쁜 마을이 되라고 커다란국화꽃 화분을 심고 있다.

학생들이 더 예쁜 마을이 되라고 커다란국화꽃 화분을 심고 있다.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환하게 웃는 어린이들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환하게 웃는 어린이들

삼성초등학교의 커리큘럼에 반해 탄현면으로 일시 이주했던 그녀는 탄현면의 매력에 빠져 초등학생이었던 자녀들이 중고등학생이 되도록 탄현면을 고집하고 있다고 한다.

“집 앞에 노루와 청솔모가 뛰놀고, 맑고 깨끗한 공기로 천식이 사라지고, 아이들이 행복해하고 하루하루 즐겁게 지내다 보니 우선 아이들이 여기서 계속 살기를 원하더라고요.”

멀지않은 곳에 대형병원이나 마트 등 필요시설이 다 있어 제주살이보다 훨씬 장점이 많다고 느꼈다는 최씨는 ‘내가 사는 곳을 더 살기좋게 만드는 일에 공동체가 다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살면서보니 축현도심이 너무 조용한거예요. 아무런 변화도 없구요. 아이들이 북적이는 마을이 되어야 그 아이들이 탄현면을 지키고 살리고 계속 살지 않을까요?”
이렇게 시작한 그녀의 활동에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함께 하고, 탄현면이 함께 하고, 마을이 함께 하게 된 것이었다. 꽃이 피는 예술마을 프로젝트는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한다. 아이들이 생각과 느낌을 담아 화분을 꾸미고 직접 꽃을 심어 화단을 장식하니 꽃이 주는 예쁨보다 더한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근사한 조형물과 만발한 꽃들이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근사한 조형물과 만발한 꽃들이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지나가다 차를 세웠다는 60대 김모씨는 “저 탄현초 출신인데 우리 후배들이 만들었구나!”하며 기특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동행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여기가 포토존“이라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최근애 교장의 계획대로 실행됨을 지켜보며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번 꽃이 피는 예술마을 프로젝트 2탄은 대동리마을 주민협의회의 협조로 대동리주말농장 입구에서 이루어졌는데 화단뿐 아니라 대형 방부목화분까지 손수 제작해줌으로써 규모가 더 커지게 되었다. 오후에 진행된 2부에서는 탄현중학교 학생들이 방부목화분에 국화꽃을 심었는데 탄현중 이모양은 “지난 봄에 코로나 캠페인도 하고, 마을청소도 했었는데 이번엔 꽃도 심고, 우리 마을을 위해 도움되는 일을 하니까 보람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름다운 국화꽃으로 마을을 꾸미는 예술봉사학교 학생들

아름다운 국화꽃으로 마을을 꾸미는 예술봉사학교 학생들

고사리 손으로 심은 화분을 소중하게 들고 있는 아이들

고사리 손으로 심은 화분을 소중하게 들고 있는 아이들

꽃으로 거리를 아름답게 꾸민 삼성초, 탄현초, 탄현중 학생들과 내 일처럼 나서 물심양면 도와주는 대동리마을주민협의회 분들, 이 모든 일을 계획하고 추진한 파주융합예술봉사학교 최근애 교장을 비롯한 선생님들을 만나고 돌아오며 ‘이런 것이 진정한 마을활동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노력으로 살기좋은 탄현면, 아름다운 탄현면이 널리 알려져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거듭나길 진심 기원한다.

* 취재 : 김화영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