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한 단어 또는 짧은 문장으로 간단히 표현한다. 기질적으로 순한 아이였는데, 사춘기가 시작되려는지 최근 들어 감정 기복이 심하다고 한다. 하루에도 두세 번 30분 이상 울거나, 갑자기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외식을 하러 가거나 사람이 많은 공간에 가는 것이 차츰 꺼려진다. 부모는 이런 아이를 양육하다 보면 힘들 때가 많다.
그래도 엄마는 “천천히 성장하는 아이를 키우는 덕분에, 아주 사소한 변화와 성장에도 기쁘고 행복한 마음이 들어요.”라고 한다.부모는 가슴을 쓸어내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의 돌발행동으로 몇 번을 아이를 잃어버렸다가 찾았다. 어떨 때는 꽤 거리가 있는 곳에서 아이를 발견하기도 하고, 큰 도로 건너에서 찾을 때도 있다. 엄마는 아이를 찾는 동안 “혹시나 사고를 당하진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어느 날은 자기를 찾아 준 경찰관 손을 끌고 편의점에 가서 과자와 음료수를 사달라고 조른 적도 있다.
이런 아이를 양육하면서 관계 기관에 바람이 있단다.
“몇 년 전 라디오에서 공익광고를 잠깐 했었습니다. 자폐아가 세상을 어떻게 느끼는지 잘 표현해 준 공익광고였어요. 감각적으로 예민한 자폐아가 공공장소에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우는 것은 너무 많은 자극이 눈과 귀로 쏟아져 들어와 견디기 힘들기 때문일 때가 많아요. 자폐아의 이런 행동을 이해하도록 인식개선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