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무더위 속에서도 굵은 땀을 흘리며 농사와 학업을 병행하는 파주 농업인들이 있다기에 파주시 농업기술센터를 찾았다. 파주시는 매년 농업인대학 학생을 모집하고, 전문교육을 통해서 농업 분야의 이론 체계화로 지식기반 사회에 적합한 전문농업인을 육성하고 있다.올해도 4월에 파주 농업인대학 3개 과정을 개설하여 교육생 80명을 뽑았다. 신규 농업인반(정원 30명)은 귀농인이 성공적으로 농업·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영농 기초 기술교육 및 농업정보를 제공한다. 허준 약초반(정원 30명)은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약용작물 재배 기술 및 효능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여성농업인 리더반(정원 20명)은 파주시 농산물 가공 프로그램과 개발 등을 가르쳐 올바른 식생활 교육 전문가로 양성하며, 필요시 식생활 교육 강사로 활동하도록 지원한다.

교육은 4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매주 1회, 과정별 지정된 요일에 진행하며, 교육 시간은 100시간 이상 진행될 예정이다.오늘은 3개 과정 중 하나인 '허준 약초반' 을 도맡아 운영하는 파주시 농업기술센터 스마트농업과의 문을 두드렸다.

반갑게 맞이한 김종운 한방약초팀장은 " '허준 한방 의료산업 관광 자원화 클러스터 구축' 이라는 사업의 하나로 약용작물 재배에 대한 농업인력 저변확대와 전문인력 양성에 목적을 두고 올해 30명 정원의 ‘허준 약초반’과정을 개설했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정원을 못 채운 27명이 4월에 개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지요. 수강생들은 10월 중순에 수료하는데, 강의는 총 25강으로 매주 목요일 4시간씩, 100시간의 교육을 받게 됩니다. 수강생들은 일반적으로 귀농 귀촌 희망자, 퇴직 또는 은퇴 후 시작한 영농종사자, 약용작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 등으로 나뉩니다. 수업은 허준의 동의보감을 주제로 약용작물의 특성과 재배 기술, 약용작물 판매를 위한 마케팅 전략 등 다양한 이론과 실습으로 이루어집니다. 약용작물의 재배 실습은 DMZ 내에 있는 장단면 거곡리 평화농장에서 하게 됩니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 허준 선생의 묘소도 있어 함께 참배도 갈 겁니다. 지금은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로 대면 수업이 전면 중단되어 당분간 ZOOM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업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과정 진행 중 불만족한 사항이 접수되면 내년도 강좌에 반영시켜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수료 받고 나가는 인재들이 농업기술센터와 연결고리가 계속 이어져 서로 도우며,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담당하며 성공하고, 또한 허준 한방 의료산업 관광 자원화 사업도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해봅니다."라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허준 약초반 운영에 대하여 설명하는 김종운 한방약초팀장

허준 약초반 운영에 대하여 설명하는
김종운 한방약초팀장

허준 약초반 공진단 만들기 실습 교육 중

허준 약초반 공진단 만들기 실습 교육 중

허준 약초반 11회차 교육 중

허준 약초반 11회차 교육 중

농업기술센터를 벗어난 차는 통일로를 따라 이십여 분 남짓 달렸다. 문산읍 이천리, 제1사단 신병교육대 조금 못 미쳐 멈춰 섰다. 이곳은 허준 약초반에 수강 중인 김인자씨가 머무는 집이다. 

너른 뜰에 여러 종의 아름다운 꽃을 심어놓아 찾는 이들을 반긴다. '파주 사임당 꽃차' 라는 간판을 걸고 꽃차 판매와 꽃차 만드는 방법을 교육하는 김인자 사범은 " 몇 년 전부터 몸이 안 좋아졌어요. 원래 하던 직업을 계속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을 찾기 시작했어요. 2015년인가?  방송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꽃차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건강이 안 좋으니 재료를 채취하러 산과 들로 다니다 보면 건강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서 시작했지요. ㅎㅎㅎ 그런데 알고 보니 재료는 직접 재배하거나 채취하기보다는 거의 다 시중에서 사다 쓰고 덖는 기술(물기가 조금 있는 고기나 약재, 곡식 따위를 물을 더하지 않고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었어요.  아무튼 처음 시작은 서울교대 평생교육원에서 1년 과정을 등록하면서였죠. 과정이 긴 이유는 사계절에 나오는 차의 재료가 다 다르잖아요. 봄에는 잎, 여름에는 꽃, 가을엔 열매, 겨울에는 뿌리를 다뤄서 차를 만들기에 배움도 오래 걸리죠. 이렇게 1년 과정을 수료하면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요. 수료 후에 일 년 남짓 고양시에 살면서 홈스쿨로 꽃차에 대해 교육했어요. 그러다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본격적으로 해보고자 4년 전 이곳에 둥지를 틀었어요." 라며 꽃차를 다루게 된 이유를 말한다. 

집 앞뜰에서 꽃을 채취하고 있는 김인자 사범

집 앞뜰에서 꽃을 채취하고 있는 김인자 사범

보리순 덖는 모습

보리순 덖는 모습

꽃차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김인자 사범은 "거의 다 꽃잎은 얇잖아요. 아주 저온에서 덖는데, 꽃잎의 자체 수분으로 꽃잎을 익히는 겁니다. 그렇게 수분을 말리는 과정을 ‘덖음’이라고 해요. 녹차를 만들 때 9번을 덖는다고 해서 구중구포차라고 하지요. 꽃차의 경우는 9번을 하라는 말이 아니고 꽃잎이 얇아서 온도가 높거나 세게 비비면 부서져 버리니, 아주 미온에서 섬세하게 조심조심 움직여 덖어줘야 합니다. 잎 차의 경우는 비벼주면서 말려줘야지 그냥 말리면 부서져서 못 쓰게 되고, 뿌리의 경우는 자체 수분으로는 다 익힐 수 없으니 물을 첨가하며 익혀줘야 합니다. 꽃을 채취할 때는 수분이 없는 상태에서 채취하는데 보통 정오 무렵 채취합니다. 그때가 수분이 적고 영양분도 많을 때입니다. 꽃을 채취하여 물로 세척 오염물질을 제거합니다. 꽃의 종류에 따라 건조하거나, 건조하지 않고 곧바로 덖는 과정에 들어갑니다. 도라지 꽃차의 경우처럼 꽃잎이 너무 얇으면 세척 과정을 거치지 않고 덖은 다음 마실 때, 한번 우려내어 버려 세차하고 다시 따뜻한 물을 부어 차로 마십니다. 이렇듯 차는 복잡해서 공부할 것이 많아요. ㅎㅎㅎ" 라며 친절하게 얘기한다.

채취한 꽃잎 다듬기

채취한 꽃잎 다듬기

꽃잎 건조하기

꽃잎 건조하기

작약꽃을 덖는 모습

작약꽃을 덖는 모습

곧이어 꽃차를 다루는 사람이 어떻게 허준 약초반에 등록하게 됐는지 물었다. 김인자 사범은 "파주로 이사 들어오면서 알고 지내던 사람과의 연결이 끊어졌어요. 파주에서 꽃차를 다시 시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죠. 그러던 차에 파주농업기술센터를 알게 되어 여러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면서 사람들을 사귀게 되었습니다. 사실 꽃차는 어찌 보면 한방약초와 같은 연결고리라고 할 수 있어요. 그동안 배워온 내 지식과 새로 알게 된 지식이 쌓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지요. 허준 약초반 과정을 통해 저를 재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나? 이렇게 하면 될까? 하면서 궁금증을 갖고 과정을 통해 해결해 나가면서 나를 다시 완성해 나가고 있어요. 특히 올해 최고의 성과는 인삼 열매 차에요. 지금 제 가슴은 크게 부풀어 있어요. 같은 교육생 중 한 분이 DMZ에서 인삼을 재배하는데 그분을 통해 인삼 열매를 알게 되어 인삼 열매로 차를 만들어 보았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요. 내년에는 인삼 열매 차를 컨셉(Concept)으로 삼아 중점적으로 밀어보려 합니다."라며 기쁜 속내를 감추지 않으며 말한다. 

완성된 인삼 열매 차와 꽃차

완성된 인삼 열매 차와 꽃차

완성된 꽃차 진열장에서

완성된 꽃차 진열장에서

도농복합도시로서 파주는 다른 도시에 비해 역동적이다. 팽창 발전하는 도시 못지않게 농촌도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농업은 미래다!' 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오늘도 땀 흘리며 농작물을 가꾸고, 새로운 영농기술을 익히기에 노력하는 그들이 있기에 파주 농업의 미래는 맑음이라고 기대하여도 좋다.

파주시농업기술센터/스마트농업과 한방약초팀
경기도 파주시 통일로 600, 031) 940 – 4816
파주시 농업인대학은 파주시에 거주하는 농업인이거나, 평소 농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누구나 교육을 지원할 수 있다.
매년 3월경 파주시 홈페이지와 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모집공고를 보고 신청하면 된다.

파주 사임당 꽃차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사임당로 201번길 87)
김인자 사범 ( 010-6353-4007 ) 꽃차 제조 및 판매, 꽃차 교육



*취재 : 김명익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