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4월 어느 날, 휘날리는 벚꽃을 따라 카메라를 둘러메고 교하의 ‘중앙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을 감싸고 있는 교하신도시는 6년에 걸쳐 조성사업이 이루어졌으며 2007년 1월에 완료됐다. 문발동, 동패동, 다율동 일원에 통일을 대비한 전초기지이자 아름다운 정원을 지닌 환경 도시라는 테마로 건설돼 경기 서북부 지역의 새로운 명품 주거지로서 2005년부터 월드건설, 동문건설, 신동아건설 아파트 등에 주민입주가 시작돼 1만 세대, 3만2000명의 보금자리가 마련되었다.

단지 내 8.3만㎡ 규모의 중앙공원은 파주 교하지구의 테마공원으로 “세계 속의 파주”를 지향하는 의지를 형상화함과 동시에 파주 시민의 휴식공간이자, 세계 정원문화의 체험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세계 7개국의 대표적인 정원을 축소하여 조성하였다.

중앙공원 안내도

중앙공원 안내도

교하 중심상가 교차로를 가로질러 공원으로 들어서면 큼지막한 교하문(交河門)이 대문을 열어 방문객을 맞이한다. 첫 번째 만나는 정원이 조선시대의 우리나라 정원이다. 조선시대 정궁인 경복궁의 후원에 있는 교태전 아미산원의 화계, 장식굴뚝과 자경전의 전통 무늬 담장을 묘사하고, 이궁(離宮)인 창덕궁의 후원 중에 부용정을 묘사하여 교하지(交河池)와 교하정(交河亭)을 꾸며놓아 한국 전통의 궁궐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교하문(交河門)

교하문(交河門)

화계와 장식굴뚝

화계와 장식굴뚝

  교하지와 교하정,   박태기나무꽃 뒤로 어슷하게 보이는 어수문 현판어수문 현판

(좌)교하지와 교하정, (우) 박태기나무꽃 뒤로 어슷하게 보이는 어수문 현판


한국 정원을 둘러보고 우측으로 들어서면 바로 중국 정원으로 연결된다. 명나라 시대의 4대 정원이라 불리는 졸정원(拙政園), 유원, 사자림, 창랑정 중에서 졸정원의 물과 어우러진 정자와 곡교(曲橋), 만월문 등 대표적인 특징과 시설물을 묘사하고 유원의 태호석(중국 소주의 태호에서 나오는 돌)을 묘사하여 색다른 중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회랑에서 바라본 연못 위의 정자와 곡교

회랑에서 바라본 연못 위의 정자와 곡교

둥그런 만월문과 정자

둥그런 만월문과 정자


중국 정원을 나와 위쪽의 산책로에 오르면 일본 정원이 나온다. 무로마치(室町)시대의 유명한 사찰로 서양에서 유명한 Dry Landscape로 평정고산수수법을 사용한 고산수 정원인 용안사(龍安寺)의 방장(方丈) 정원을 도입하고, 소박한 정원인 초암풍의 다정(茶庭)을 도입하여 축경식 정원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교토의 용안사는 1450년에 세워진 사찰로 방장 대청마루에서 바라본 정원에는 토담으로 둘러쌓아 장방형 평지에 15개의 돌을 흩어져 놓고 흰 모래를 깔아 물결 모양으로 손질하여 마감했다. 보는 이로 하여금 각양각색의 상상력을 돋구어주고 있다.


또한, 이 돌들은 가려져 있어 한눈에 다 볼 수 없다고 한다. “모든 것을 얻으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원으로 향하는 산책로

일본 정원으로 향하는 산책로

교토 용안사의 석정 이야기

교토 용안사의 석정 이야기


일본 정원을 나와 다시 한국 정원을 가로지르면 인도 정원으로 연결된다. 무글인도의 대표적인 타지마할 능묘에 있는 사원과 그 앞에 펼쳐진 코란에 나오는 낙원의 모습을 한 화단을 묘사했다. 타지마할은 갖가지 향기를 뿜는 꽃과 유실수로 꾸며져 있는 거대한 성채 속의 묘지공원이고, 세계 최고의 대리석 건축물로 인도 묘지 정원의 경쾌한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

뒤에서 바라본 타지마할 사원과 수로

뒤에서 바라본 타지마할 사원과 수로


바로 옆에 이어진 프랑스 정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17세기 프랑스 정원 양식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베르사유 궁전의 화단을 도입하여 프랑스풍의 로툰다(Rotunda)에 분천 (힘차게 솟아오르는 샘)을 만들어 프랑스의 정취와 향기에 취해볼 수 있다.

베르사유 궁전의 라토나 분수와 조각상

베르사유 궁전의 라토나 분수와 조각상


이웃한 이탈리아 정원은 16세기에 발달한 정원 양식으로 에스테장(莊)과 랑테장(莊)의 환상적인 물 분수와 수반을 도입하여 이탈리아만의 독특한 멋을 느낄 수 있다.

분수인 물 극장, 흘러내리는 물의 통로 캐스캐이드와 물 받는 수반

분수인 물 극장, 흘러내리는 물의 통로 캐스캐이드와 물 받는 수반


마지막 7번째 정원인 영국 정원으로 이어진다. 스투어헤드(Stour head)는 18세기에 만들어진 풍경식 정원 중에 가장 잘 보존된 정원으로, 계곡을 흐르는 강을 둑으로 막아 만든 호수가 있는 정원이다. 스투어헤드(Stour head)를 표현하여 평온한 영국 풍경식 정원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꾸며놓았다.

산철쭉 너머로 보이는 스투어헤드의 돔

산철쭉 너머로 보이는 스투어헤드의 돔

캥거루 조형물과 스투어헤드 돔

캥거루 조형물과 스투어헤드 돔


세계정원 뜰에는 사월에 피는 박태기나무꽃, 서양수수꽃다리(라일락), 산철쭉, 조팝나무와 끝물인 왕벚꽃이 앞다투어 자태를 뽐낸다. 영국 정원 뒤로 이어지는 야트막한 숲사이로 산책로가 잘 갖추어있다. 산책로는 길게 돌아 교하 6단지 육교와 교하도서관 및 중앙공원 뒤편에 자리 잡은 주택단지로도 연결되어있다. 날이 좋아 운동을 겸해서 산책 나온 사람들, 꽃이 좋아 아름다움을 담으려는 연인들이 스쳐 지나간다.

끝물인 왕벚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끝물인 왕벚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산책 나온 시민이 박태기나무꽃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산책 나온 시민이 박태기나무꽃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중앙공원 산책로

중앙공원 산책로

활짝 핀 복사꽃을 사진에 담고 있는 시민

활짝 핀 복사꽃을 사진에 담고 있는 시민

교하의 중앙공원은 시민들에게 넉넉한 휴식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특히, 동서양 7개국의 대표적인 정원 양식을 옮겨놓아 색다른 조경문화의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밤이면 형형색색의 경관 조명이 더해져 운치 있는 야경을 연출하여 운정호수공원과 더불어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명소로서 교하신도시의 상징이 되고 있다.


다만 하나, 아쉬운 것은 분수대는 6월에서 8월까지 11:00~18:00 사이에만 운영한다는 사실이다. 꽃 좋고 날 좋은 날 아이들과 함께, 연인과 함께 가벼운 차림을 한번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교하중앙공원: 파주시 숲속노을로 256 (동패동 1692)


* 취재 : 김명익 시민기자